간주관성 = “공동체적 자아, 공유적 이해, 합의된 객관성”
@간주관성(間主觀性-intersubjectivity):
다른 사람도 자기처럼 주관을 가지고 있다라는 개념.
즉, 자신에게 주관이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도 그 사람 나름의 주관이 있는 것을 인정하는 것!
‘상호(相互)주관성,공동(共同)주관성’이라고도.
복수(複數)의 주관(主觀)에 공통적으로 성립되는 것. |
예컨대, 내가 손가락을 다쳤을 때, 내 손가락의 육체적 상태, 즉 껍질이 벗겨지고, 살이 드러나고, 피가 흐르는 상태는 누구의 눈에도 분명한 것이며, 따라서 그것은 상호주관적이다. 그러나 내 손가락의 아픔 자체는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어서, 남이 나의 다친 손가락을 본다 하여도 그 사람이 나와 마찬가지로 손가락이 아플 리는 없다. 내 손가락의 아픔은 주관적일 뿐, 상호주관적인 것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은 상호주관적 사상(事象)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심리학도 그것이 과학인 이상, 상호주관적인 사상을 대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내관심리학(內觀心理學)은 자연히 쇠퇴하고 행동주의적 심리학이 성하게 되었다.
또한 E.후설은 상호주관성을 간주관성 또는 공동주관성이라고도 하고, 하나의 주관을 초월하여 다수의 주관에 공통적인 것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하였다.
복수의 주관에서 볼 수 있는 구조나 인식의 공통점. 쉽게 말하면 타인 역시도 자기처럼 주관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로, 공동주관성 또는 간주관성이라고도 한다. |
사람들은 흔히 객관적인 것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며, 주관적인 것은 객관적이지 않고 비합리적이어서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논문을 쓰는 학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말이 아마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의 모색일 것이다. 논문을 객관적이지 않고 주관적으로 쓰거나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나 선택보다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이나 선택을 중심으로 논리를 전개한다면 그 논문은 학계에서 당연히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석·박사 학위 논문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학위 논문에 작성 주체의 주관적인 의견이나 감정이 개입될 경우, 신뢰성과 타당성에 심각한 손상이 있다는 점을 들어 심한 비판적 공격을 받을 수 있다. 논문을 객관적으로 쓰기 때문에 논문을 읽으면 머리가 아픈 것이 아닐까? 논문 뒤의 감사의 글을 읽으면 눈물이 나지만 논문을 읽으면 골치가 아픈 때가 많다. 논문을 객관적으로 쓰고 논문 뒤의 감사의 글은 주관적으로 쓴다.
객관적인 글은 주로 논리적인 이성, 즉 머리에서 나오고 주관적인 글은 주로 감성적인 느낌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객관적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무엇인 가장 객관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개인의 주관적 의견이 다른 사람의 주관적인 의견과 만나면 간주관성(間主觀性)이 생긴다. 한 사람의 주관은 선입견과 편견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있으므로 다른 사람의 주관과 만나 상호 주관적인 의견을 만들어간다. 그 결과 생기는 간주관성이 가장 객관적인 의견이다. 이런 간주관성은 머리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의견을 벗어나 몸으로 직접 체험하면서 체득한 사실이나 지식을 의미하는 신체성의 공유과정에서 생긴다. 철학자 메를로 퐁티에 따르면 상대와 인간적으로 마주보면서 정신이나 의식보다 신체적 공감이 이뤄지는 순간이 바로 간신체성(間身體性)이 형성되는 순간이다. 인간은 타인과 신체적으로 시·공간을 공유하고 접촉함으로써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좀 더 큰 상호주관성 또는 간주관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