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욕구 다스리기, 사람 제대로 알기…
심리학에서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야 말로 인간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심리적 욕구라고 본 다. 남에게 자기를 인정받는 일은, 자기가 생존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을 확신하는 일로서, 살아갈 맛을 느끼게 하고, 삶의 목표까지 생기게 만드는 기제라고 분석한다. 인간이 겪는 고통의 상당부분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정받기 위해 사는 사람 많아.
“잘했어, 정말 대단한데.”
유·무형의 보상이 아닌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일해.
만족감 없이 불안하고, 인정을 구걸하고, 남을 지배하고, 오만하기도 해
이렇듯 남에게 인정받는 것은 평범한 인간에게 너무도 중요한 필수 아이템이라 할 것인데, 이와 관련한 공 자의 생각은…
人不知而不,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은 불역군자호’
– 논어 학이편 –
‘남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속으로 서운해 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진실로 군자가 아니겠는가.”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당연히 서운하다. 그래서 서운하지 않다면 군자 레벨이고, 또, 군자가 되고 싶으면 서운해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요즈음에 ‘군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 때도 그래서 였는 지, 조금 더 나은 이야기를 한다.
子曰, “不息己知, 求爲可知也.”
자왈, “불환막기지, 구위가지야.” – 논어 이인편 –
공자는 말했다.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알아줄 만하게 되려고 노력 하라.”
인정욕구’에서 인정하는 주체는 타인이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가 중요하다. 하지만 판단 주체를 타인에서 ‘나’로 돌려보자. 남들이 나를 알아주든 말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수준‘이 타인의 인정을 받을 만한 정도인지 냉철하게 직시하는 것이다. 누구나의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부터 한 단계 더 높은 고수의 ‘인정받을 수 있게끔 자기를 고양시키려는 욕구‘로의 동기를 고양시킨다.
나아가 공자는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가져올 수 있는 폐단도 지적한다.
子曰, “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
– 논어 헌문편 –
공자는 말했다. “옛날에 배우는 자들은 자신을 갈고 닦는 데 힘썼고 오늘날 배우는 자들은 남에게 인정받는 데 힘쓴다.”
‘위기(己)’는 ‘도를 자기 몸에 얻으려고 하는 것’이요. ;위인(人)’은 ‘남에게 인정받으려 한다’는 의미다. (程伊川 정이천). 이와 관련한 다산 정약용의 풀이는 다음과 같다.
‘자신을 갈고 닦는 사람은 말을 앞세우지 않지만,
남에게 인정받는 데 주력하는 사람은 행동이나 실천보다는 말을 앞세우기 마련이다’.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마음이 커지면 판단주체를 외부에 두게 됨으로 인해, 스스로 마음의 주인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남의 인정을 받아내려고 행동이나 실천보다는 말이 앞서는 공허함을 연출하게 된다는 경고를 하고 있음이다.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자왈,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야
– 논어 학이편 –
공자는 말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오히려 자신이 남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 혹은 남을 제대로 알아주지 (평가해 주지) 못하는 것 을 걱정하라.”
공자의 이 말은 기존의 가르침과 조금 모순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공자는 남이 자기를 잘 알아봐 주는 달 든 그것은 크게 괘념치 말라면서도, 나는 남를 제대로 알아봐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까?
내가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힘쓰지 말고, 오히려 나를 더 고양시켜야 하지만, 반대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 람들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평가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나보다 못한 사람들 사귀지 말라고 하며 (無友不如己者, 학이편) = 가치관이 다른, 갈 길이 다른 사람들과 사귈 필요는 없다.
예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라(非禮勿視, 非禮勿聽, 안연편)고 한 공자야 말로 사람의 사에 있어 아주 까칠하고 높은 기준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내가 교류할 사람에 대해서는 제대로 평가해서 분별 있는 사귐을 하라는 주장.
공자가 지향하는 군자의 모습은 ‘주체적인 사람’이다. 평가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나’이어야 한다. 외부의 평가는 ‘주체적인 나’를 흔들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공자의 군자는 무척이나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 생각 된다.
공자가 강조하는 바를 정리해 보자면,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자세‘, 그리고 ‘남을 제대로 알아보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통찰력의 제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