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증편향 & 소망편향 “Think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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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 & 소망편향 “Think Again”

@ 확증편향:
자신이 믿는 바에 부합하는 정보만 받아 들이고, 자신의 믿음에 어긋나는 정보는 그 의미를 깍아 내리거나 아예 걸러내는 마음 작동 방식 중 하나.

@ 소망편향:
자신의 믿음에 부합하는 증거를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에 기반해 증거를 받아 들이고 소신을 확산시킨다

1. 자신이 보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만 바라보는

확증편향 confirmation bias

​2.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바라보는 소망 편향 desirability bias

​3. 나는 편향되지 않았다는 편향

​4. 자기 마음을 바꾸는 것이 전도사 모드에서는 도덕적인 허약함으로 드러내는 표시지만 과학자 모드에서는 지적으로 성실하다는 표시이다.

​5. 자기가 다른 사람에게 설득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검사 모드에서는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지만 과학자 모드에서는 진리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다.

​6. 당근과 채찍이 번갈아 주어질 때 정치인 모드에서는 손바닥 뒤집듯 쉽게 의견을 바꾸게 되지만 과학자 모드에서는 한층 예리한 논리와 한층 강력한 데이터를 추종하게 된다.

‘나는 편향되지 않았다’라는 편향

애덤 그랜트 <다시 생각하기>에 따르면 사람들은 생각하고 말할 때 주로 세 직업의 사고방식에 빠져든다고 합니다. 바로 전도사, 검사, 정치인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믿음이 위협받을 때 자기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전도사가 되어 설교합니다. 그러다가 타인의 논리의 허점을 발견하면 검사가 되어 상대방의 오류를 지적하고 자신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죠. 그러다 타인의 동의를 얻어야할 때는 정치인으로 변해 온갖 공작을 합니다. 이 세가지의 사고방식은 저자가 추천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자신의 편향에 과하게 갇혀있기 때문입니다.

 애덤 그랜트가 권장하는 것은 과학자적 사고방식입니다. 이들은 증거에 의존하여 자신 생각을 바꿀 유연성을 가지고 있는 ‘다시 생각하기’의 전문가들이죠. 과학자적 사고 방식은 똑똑한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똑똑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믿음을 수정하고 보완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합니다. 또한 어떤 일들에서 특정한 패턴을 빠르게 인지하기 때문에 고정관념에 빠져들 가능성도 더 높습니다. 이들이 자주 빠져드는 편향은 ‘나는 편향되지 않았다’는 편향입니다. 똑똑할수록 자신의 한계를 바라보기 어렵고, 생각을 잘 할수록 다시 생각하기에 서툴 수 있습니다.
 
 확신에 찬 겸손함을 가져야 합니다. 확신에 찾는데 어떻게 겸손하냐구요? 이것이 모순된 말처럼 들린다면 우리는 확신과 겸손함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확신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믿느냐의 문제이고, 자신의 방법론을 믿는 것과는 별개라고 합니다. 자신을 믿으면서도 자기가 올바른 도구를 가지고 있는지 의심하는 겸손함을 겸비할 수 있는 것이죠. 자기가 정확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 않을 수도 있고 제대로 된 문제를 설정한게 아닐수도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믿는 것, 이것이 확신에 참 겸손함입니다.
 
 대니얼 커너먼은 자신이 틀렸음을 깨닫는 것이 무언가를 배웠다고 느끼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위대한 과학자들은 역설적인 면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그들이 자신이 틀렸음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이 편한 이유는 그들이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끔직하게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답을 찾고자, 단기적인 차원에서는 얼마든지 경로를 바꾸는 것이죠.
 
 다시 생각하기는 좋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전문 협상가들의 특징에서 우리는 방법론적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전문 협상가들은 협상 준비의 3분의 1을 상대방과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을 찾는데 할애합니다. 그리고 서로 합의하는 공통점을 찾아서 공감과 합의를 이끌어내죠. 이들은 다양한 논지보다 최소한의 핵심적인 주장만 제시합니다. 논리 요지가 너무 많으면 상대방이 가장 약한 논지를 듣고 물어뜯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주장에 시간과 역량을 분배해야기 때문에 개별 주장의 힘은 약해지죠. 상대방의 의견을 들었을 때는 방어하면서 공격하는게 아니라, 다시 질문으로 되물으며 호기심을 표현합니다. 이들은 다섯 번 말할 때 적어도 한번은 질문한다고 합니다. 질문의 힘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질문은 상대방에게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자유를 줍니다. 예전부터 심리학자들은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설득하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선택하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죠.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다룰 때의 조언은 흥미롭습니다. 주제의 복잡성을 강조해야 더 열린 대화가 가능하며, 이러한 대화 속에서 감정이 요동칠수록 대화가 더 생산적일 수 있다는 것이죠. 책의 마지막 결론과 행동 지침은 모두가 꼭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by김상옥Jan 10. 2025

[행동경제학으로 보는 세상] 치명적 오류를 유발할 수 있는 ‘패턴인식 편향’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말은 이제는 기업인, 정치인, 심지어 예능인까지도 방송에서 쓸 정도로 보편적인 용어가 되었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소망편향 (desirability bias)이라는 말도 있다.

지금까지는 확증편향과 소망편향에 대해 구분해서 쓰지 않았다. (이는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그러다가 얼마 전, 아담그랜트의 ‘Think again’이라는 책을 통해서 확증편향과 소망편향의 차이에 대해 인식을 하기 시작했으며 추가적으로 ‘The heart trumps the head: Desirability bias in political belief revision’ (Ben M. Tappina, Leslie van der Leerb, Ryan T. McKaya)라는 연구논문을 읽고서야 확증편향과 소망편향의 차이에 대해 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말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확증편향은 나의 믿음, 즉 현재 믿고 있는 것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의 신념을 더욱 공고히 해나간다는 개념인 반면, 소망편향은 내가 믿고 싶은 것에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다는 개념이다.

즉, 믿는 것과 믿고 싶은 것의 차이가 확증편향과 소망편향의 차이다.

위에서 말한 논문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각 당의 대선후보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주 내용인데 어떤 사람이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클린턴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의 믿는 바는 클린턴 당선이고, 믿고 싶은 것은 트럼프 당선이다.

이렇게 믿음과 믿고 싶은 바가 다를 경우에는 소망편향이 강력하게 작용하여 실제로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에 대한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에만 계속 집착하고 수집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는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비관론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잘 안 될 거라고 믿으면서도 실제로 잘 되길 바라는 희망의 증거들을 찾고자 하는 그런 모습이다.

확증편향 혹은 소망편향과 관련하여 보다 상위의 개념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사실 편향이라는 말은 너무나도 흔하게 쓰인다.

너무나도 여기저기 가져다 붙여서 어떤 책에서는 거의 100개에 가까운 편향 리스트를 제시하는가 하면 구글에서 편향을 검색하면 약 180개 정도의 인지편향 리스트를 원 모양으로 보기좋게 정리한 자료도 볼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오히려 편향들을 몇 가지로 범주화해서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들이 있는데, 최근 나온 행동경제학 관련 책 중 ‘선택설계자들’이라는 책에서는 의사결정에 치명적인 편향을 5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놓기도 하였다. (원제는 ‘You’re about to make a terrible mistake’인데 정말 책 제목을 하나도 안 비슷하게 바꿔 놓았다.)

이 책은 2019년 (미국 기준) 출간되었지만 책의 저자인 ‘올리비에 시보니’는 이미 2010년 맥킨지 쿼털리 (Mckinsey Quarterly) 3월호에 ‘The case for Behavioral Strategy’라는 글에서 다양한 편향들을 행동중심 편향 (Action-oriented biases), 이익 편향 (Interest biases), 패턴인식 편향 (Pattern-recognition biases), 관성 편향 (Stability biases), 사회적 편향 (Social biases) 등 5가지 유형으로 정리했다.

이 중 패턴인식 편향은 우리가 기존에 경험했던 패턴으로 현재의 복잡한 실상을 이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실을 더 쉽게 단순하게 파악할 수 있는 힘을 지닌다.

따라서, 경영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전에 성공했던 이야기 혹은 경험들을 현재의 사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일어나는 실수와 실패들은 바로 ‘패턴인식 편향’으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패턴인식 편향에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강력한 스토리텔링(Power of Storytelling), 사례 경영(Management by example), 챔피언 편향(Champion bias,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 즉 챔피언을 과신하는 편향), 잘못된 유추 (혹은 유비)오류 (False Analogies, 예: A라는 사업에 성공했는데, 이번 B도 비슷해. 그러니까 성공할 거야) 등이 속해 있는데 사실 이 여러 개념들은 각각 독립적인 개념들이기보다 서로 연결되거나 상호작용하는 개념들로 보아야 한다.

해당 연구가 맥킨지에 실린만큼 기업 혹은 경영자를 위한 글이기 때문에 다양한 편향들을 의사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가 관점에서 유사한 형태끼리 묶어 분류를 해 놓았다.

따라서, 그 정확성이나 적합성을 따지기 보다는 패턴인식 편향 유형에서 보듯이 이전 성공했던 사례(Example), 그리고 그 성공을 이끌었던 이야기(Story)을 그대로 가져와서(False Analogies) 존경하는 사내 경영자가 밀어붙일 때(Champion bias) 치명적인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해하면 된다.

여기에 들어가는 편향들을 종합해서 패턴인식 편향이다라고 명명한 것이니 말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전략, 마케팅과 스포츠 마케팅, 공공부문의 정책입안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가 인간의 심리나 행동을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고민을 하던 중, 행동경제학자인 서울대 최승주교수와 빅데이터분석 권위자인 한양대 강형구 교수와 의기투합하여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후 정부와 기업 대상 행동경제학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강연 및 행동경제학 관련 칼럼과 영상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보다 알기 쉽게 전파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